봄빛에 물든 나의 작고 큰 설렘, 대구웨딩박람회 탐험기

햇살이 아직은 수줍던 토요일 아침, 나는 다소 얼떨결에 달려 나왔다. 달력 한쪽에 연필로 휘갈겨둔 “대구웨딩박람회”라는 글씨가 자꾸만 꿈틀거려서다. 커피 잔을 급히 내려놓다 넘친 우유 거품 때문에 손목이 미끈해졌고, 집 앞 계단에서는 신발 끈이 풀려 한 번 휘청했다. 아, 이 소소한 어지럼. 하지만 오늘은 예비 신부라는 이름으로 누릴 달콤한 설렘이 나를 일으켜 세웠다.

도착하자마자 느껴진 사람들의 웅성거림, 어쩌면 저마다 간직해온 서로 다른 사랑의 온도였을까. 나는 작은 공책을 꺼내 중얼거렸다. “놓치지 말아야 할 건… 뭐였더라?” 그러곤 미로처럼 얽힌 부스 사이를 헤맸다. 가끔은 종이를 뒤집어 썼다 싶을 만큼 전단지가 쏟아졌고, 또 어떤 순간엔 풍선이 머리칼에 부딪혀 ‘툭’ 소리를 냈다. 그 사소한 충돌조차, 기분 좋았다. 😊

장점, 활용법, 그리고 내 식의 꿀팁

1. 한눈에 펼쳐지는 무지갯빛 선택지

드레스, 예물, 촬영, 그리고 내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웨딩 플라워까지. 한 공간에서 만난다는 건 이토록 짜릿한 편리함이었다. 체험 부스에선 비즈가 반짝였고, 시식 코너에선 케이크의 달콤함이 혀끝에서 폭죽처럼 터졌다. 작은 메모지엔 두세 개 브랜드만 적을 요량이었는데, 어느새 빼곡했다. “또 적어? 너무 많은데?” 하고 투덜대다가도, ‘고민은 배송을 늦춘다’는 누군가의 말이 떠올라 발걸음을 재촉했다.

2. 현장 계약 할인, 놓치면 손해라지

솔직히 말해, 나는 흥정에도, 숫자에도 약하다. 그런데 여기선 초보 티를 내도 괜찮았다. 비교 견적표가 친절히 나눠졌고, 상담사들은 손끝으로 계산기를 두드리며 깎아줄 수 있는 선을 귀띔했다. 순간 머릿속 전구가 ‘툭’ 켜졌다. “아, 지금 아니면 언제 이렇게 받아보겠어?” 그래서 소심하게 사인을 하긴 했는데, 집에 돌아와 카드 내역을 확인하며 다시 심장이 뛰었다. 할인율? 꽤 괜찮았다. 나, 잘한 건가?

3. 정보의 바다에서 방향 잃지 않는 내비게이션

“무엇을 제일 중시하세요?” 직원의 돌발 질문에 잠시 멈칫. 나는 늘 드레스를 우선순위에 두었지만, 막상 들으니 또 달랐다. 사진인가, 예물인가? 그날 깨달았다. 결혼 준비란 선택의 연속이라는 걸. 그래서 부스 사이를 오가며 리스트를 세 번쯤 갈아엎었다. 남몰래, 휴대폰 녹음 버튼을 켜 두어 상담 내용을 저장했다. 실수처럼 눌러 끄기도 했지만, 덕분에 귀가 후 정리 시간엔 눈치 보지 않고 재생 버튼을 눌렀다.

단점, 그래도 솔직히 말하자면

1. 과잉 정보의 홍수

어깨 위 전단지가 산처럼 쌓였다. 나중에는 가벼운 종이가 묵직한 돌처럼 느껴져, 결국 휴게실 구석에서 일부를 버리고 말았다. ‘환경에게 미안해…’ 작게 중얼거리는 내 모습, 무슨 짓인가 싶었다. 선택지가 많다는 건 행복이자 고역이었다.

2. 즉흥 결제의 유혹

특가, 한정, 오늘만. 이런 단어의 연쇄 폭격! 나는 평소에도 즉흥 구매가 잦아 택배 박스를 쌓아두곤 한다. 그래서 이번엔 다짐했었다. “충동은 잠시, 결혼은 평생.” 그런데도 그 빛나는 드레스 앞에서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결국 계약. 물론 후회는 아직 없다만, 마음 한켠이 간질간질하다.

3. 시간, 그리고 체력의 한계

두세 시간쯤 지나자 좁아진 신발이 발등을 압박했다. 커피도, 물도 모자라 건조한 공기 사이로 피곤이 밀려왔다. ‘이 정도면 헬스장 러닝머신 5km 뛴 것 같은데…?’ 내적 비명과 함께 의자에 착석. 그래도, 그 의자에서 잠깐 올려다본 천장의 조명조차 반짝여 고맙더라.

FAQ: 내 마음속 질문들, 그리고 혹시 당신도 궁금할까 하여

Q1. 꼭 예비 부부만 가야 하나요?

A1. 아니, 나도 친구 손에 이끌려 간 첫 방문은 ‘관광객 모드’였다. 그때 얻은 정보 덕에 진짜 예비 신부가 된 지금 큰 그림이 그려졌다. 그래서 나는 말한다. 궁금하면 누구라도, 일단 들어가 보라고.

Q2. 현장 할인, 정말 진짜인가요?

A2. 음, 솔직히 전부를 비교해 본 건 아니다. 다만 온라인 견적보다 10~20% 정도 낮았던 건 사실. 중요한 건, 비교 대상을 미리 확보하고 가는 것! 그래야 판단이 선다.

Q3. 준비물은?

A3. 편한 신발, 물, 그리고 메모 도구. 나는 볼펜을 놓쳐 네 번 주워야 했다. 손목 스트랩 달린 작은 펜이면 참 좋겠다 싶었다.

Q4. 시간대 추천?

A4. 오전 오픈과 동시에 입장하면 덜 붐빈다. 그러나 오후의 투어 가이드는 텐션이 높아 ‘꿀팁’이 쏟아진다. 선택은 당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맡긴다. 다만 폐장 1시간 전엔 허겁지겁 뛰어다니게 되니, 미리미리!

그리고… 혹시 더 궁금한 게 있다면? 지금 이 글 아래 댓글로 살포시 남겨달라. 내가 아는 선에서, 아니 내 실수담까지 곁들여 털어놓겠다.

참, 내가 다녀온 곳의 일정은 이 링크에 상세히 적혀 있다. 다음 회차를 노리는 이라면 들여다보길. 대구웨딩박람회 페이지다. 이 작은 동선을 클릭하는 순간, 당신도 어쩌면 나처럼 심장이 살짝 더 빨리 뛸지 모른다.

쓰다 보니 길어졌다. 그래도 괜찮다. 준비라는 건 결국, 귀찮음 속에서 피어나는 꽃 같으니까. 오늘도 나는 메모지를 들여다보며 중얼거린다. “잘하고 있어, 조금 느려도.” 그러고는 가만히 창문을 연다. 알 수 없는 내일의 바람이, 내 드레스 자락을 살짝 들춰보는 상상을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