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웨딩박람회 준비 체크리스트, 내 신발 밑창이 기억한 하루

대전웨딩박람회 준비 체크리스트

아침이었지만, 벌써 마음은 분주했다. 날씨 앱을 켰다가 끄고, 다시 켜고… 비 소식이 없다는데도 왠지 우산을 접고 싶지 않았다. 혹시 몰라 챙긴 모나카 우산 하나, 그리고 발등을 조이는 플랫슈즈. 발이 아플까 봐 운동화를 신을까 고민했지만 “사진 찍을 땐 예쁜 게 최고지”라는 속삭임에 또 흔들렸다. 대전으로 향하는 KTX 창문엔 내 초조함이 비치고, 커피는 또 왜 이렇게 쓴지? 어쨌거나, 나의 첫 대전웨딩박람회 탐험은 그렇게 시작됐다.

장점 · 활용법 · 그리고 꿀팁들

1. 부스마다 숨겨진 ‘서비스’ 보물찾기

솔직히 말하면, 첫 부스 앞에서 나는 기념품에 정신이 팔려 체크리스트를 주머니에 넣은 채 깜빡 잊고 있었다. “이거 드려요!” 하는 외침에 손부터 내밀었달까. 하지만 한 바퀴 돌고 나니 알겠더라. 팔짱 낀 예비신랑들 뒤에서 직원분과 눈 맞추면, 눈빛만으로도 추가 혜택이 슬쩍 딸려온다는 사실. 애써 시크한 표정으로 “아, 그런 것도 있나요?” 하며 적립된 포인트, 무심코 받은 커플 커피 쿠폰. 꿀팁? 어깨 펴고, 눈 맞추고, 웬만하면 웃자.😊

2. 발품보다 ‘손품’이 먼저였다

가방 속 휴대폰 메모장엔 이미 업체별 평균 견적, 드레스 보증금, 스튜디오 샘플 사진 링크가 어지러웠다. 박람회장에 들어가서야 깨달았다. “아, 미리 비교해 둔 덕분에 속도가 붙는구나!” 부스마다 다정한 직원들이 부르는 소리에 혹해도, 메모장 숫자를 떠올리니 과욕을 딱 걸러낼 수 있었다. 손품이 진짜 먼저였다. 그러니까, 집에서 검색→ 캡처→ 메모. 이것만 해도 반은 먹고 들어가더라.

3. 디테일이 스며든 체크리스트 작성법

나는 틀에 박힌 체크리스트 양식이 싫었다. 그래서 항목을 아주 자잘하게 쪼갰다. ‘드레스 디자인’ 아래에 ‘소매 길이’, ‘등 파임 깊이’, ‘안감 재질’. 이렇게 세세하게 적어 두니, 막상 드레스를 고를 때 훨씬 빠르게 방향성을 잡을 수 있었다. 친구는 “너 진짜 귀찮은 스타일이다”라고 놀렸지만, 결과적으로는 내가 더 빨리 계약했다. (단, 중간에 펜을 잃어버려 부스 한가운데서 멍하니 “혹시 펜…?”이라며 손을 내민 건 비밀!)

4. 알뜰 살뜰, 예산 방어선

부스별로 ‘당일 계약 시 할인’이라는 달콤한 미끼가 넘쳤다. 어쩐지 핑크색 풍선 같은 말들. 하지만 나는 예산표에 형광펜으로 형광 노란색 한 줄을 그어 두었다. “지나치면 안 돼!!”라고. 결국 가계부엔 +10% 정도의 여유만 남기고, 현장에서 지름신을 잠깐 눌러두는 데 성공했다. 중얼거림 한마디, “참자… 커피 두 잔이면 돼.”

단점, 솔직히 말해볼까?

1. 정보 과부하의 늪

말이 “박람회”지, 실상은 정보 폭탄 파티. 부스를 세 바퀴쯤 돌다가, 갑자기 드레스 A와 드레스 B가 머릿속에서 겹쳐 보이기 시작했다. “어? V넥이었나 U넥이었나.” 급기야 나는 드레스 사진을 잘못 눌러 삭제해 버리는 바람에 셀프 매장 직원에게 사진을 다시 요청하는 해프닝도. 머리가 복잡해질 땐 잠깐 밖으로 나와 바람 쐬기, 추천!

2. 진짜 ‘혜택’인지 판별하기 어렵다

“오늘만 드리는 혜택이에요!”라는 소리가 네 번째쯤 들리면, 의심이 싹튼다. 나도 그랬다. 결국 견적서를 사진으로 찍어 두고, 박람회 끝나고 업체에 전화를 해 보니 동일 혜택이 여전히 가능하더라. 흐음. 그래서 느낀 단점: 현장 감동에 취해 결제 버튼 누르지 말 것. 지갑도 숨 한번 쉬게 해 주자.

3. 바닥은 왜 이토록 단단한가

마지막으로, 물리적 단점. 하이힐 + 박람회장 단단한 바닥 = 발바닥 아포칼립스. 나는 결국 화장실에서 깔창을 뺐다 다시 끼우다 도로 봉변. “아, 이래서 운동화를 신고 오는구나”라며 뒤늦게 깨달았다. 눈물 찔끔.

FAQ: 내가 실제로 받은 질문, 그리고 속마음

Q1. 체크리스트, 꼭 종이로 가져가야 하나요?

A1. 종이 체크리스트에 형광펜 칠하는 손맛도 좋지만, 솔직히 폰 메모 앱이 훨씬 편하다. 다만 배터리 방전의 공포가 있으니 보조 배터리 필수! 나는 50% 아래로 떨어지자마자 식은땀. 결국 친구에게 “카톡 좀 보내 줘!” SOS.

Q2. 예비신랑 참여율, 어떻게 높였어요?

A2. “끝나고 맛집 가자” 한마디가 꽤 먹힌다. 나는 ‘대전 성심당 빵’이라는 미끼를 던져 성공! (물론, 부스 돌 때마다 “견적은 얼마요?” 외치는 그 목소리에 약간 민망했지만…)

Q3. 당일 계약, 해도 될까요?

A3. 솔직히 말해, 케이스 바이 케이스. 나는 스튜디오만 현장 계약했고, 식장은 뒤로 미뤘다. 이유? 스튜디오는 혜택이 확실했고, 식장은 날짜 이슈가 걸려 있어서. 핵심은 “내가 지금 확인 가능한 정보가 충분한가”였다. 이 질문만 스스로에게 던져 보자.

Q4. 선물 얼마나 받으셨어요?

A4. 에코백 3개, 소이 캔들 1개, 웨딩 플래너 책자 2권, 그리고 커피 쿠폰 4장. 선물도 좋지만 집에 가져와 쌓이면 거실이 좁아지니, 귀가 전 과감한 정리가 필요하다. (나는 캔들 향이 마음에 안 들어 친구에게 바로 선물!)

Q5. 박람회 끝나면 뭘 먼저 해야 하나요?

A5. 집에 와서 바로 샤워… 가 아니라, 견적서를 순서대로 펼쳐 놓고 비교. 열흘 지나면 기억이 흐릿해진다. 뜨거운 라면 한 그릇 끓여놓고, 쓱쓱 줄 긋다 보면 불필요한 옵션이 눈에 탁!

이렇게 하루가 흘렀다. 신발 밑창은 얇아졌지만, 내 머릿속 체크리스트는 단단해졌다. 당신도 곧 박람회장 바닥을 누빌 예정이라면, 작은 실수쯤 잊고 마음껏 뛰놀다 오길. 그리고 잊지 말자. 내일 아침 발바닥이 속삭일 테니까. “힐은… 다시 생각해…”